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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상상보다 더 아름다운 곳, Morocco, Marrakech”
사막의 나라, 모로코.
그 중에서도 마라케시는 나에게 강렬한 색의 도시였다.
붉은 벽돌빛 골목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,
하늘거리는 천과 오색빛깔 접시들,
그리고 그 안에서 조금은 낯선, 하지만 설레는 나를 만났다.
처음엔 낯설었다.
시장엔 수많은 상인들과 향신료 냄새, 손짓과 말들이 넘쳐났고
길을 잃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.
그런데 신기하게도, 그 혼란 속에서 나는 불편함보다
이국적인 생동감을 먼저 느꼈다.
"상상보다 더 아름다운 곳"이라는 말은,
아마 이 도시를 두고 생겨난 말이 아닐까 싶었다.
그림 앞에 섰다.
이곳의 삶을 담은 듯한 펜 드로잉,
수많은 얼굴과 시간들이 흑백 선으로 남겨져 있었다.
나는 작은 종이 위에 캘리그라피로 적었다.
"그대들은 바히야, 인샬라."
'인샬라'—신이 원하신다면, 이루어지리라.
이 말이 이곳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했다.
순리대로 살아가는 그들의 태도는
내 마음도 조금은 느슨하게 풀어주었다.
익숙하지 않기에 아름답고,
예상할 수 없기에 살아 있다는 느낌.
마라케시는 내가 그런 감정을 다시 꺼낼 수 있게 해준 도시였다.
꿈처럼 선명했던 하루.
햇살도 벽도, 그림처럼 매달린 접시들도
이국의 배경이 아닌,
그 순간의 나를 완성해주는 한 장면이었다.
바람이 불었다.
대나무로 엮은 지붕 틈 사이로 햇살이 내려오고,
바로 그 아래, 나는 종이 한 장을 꺼냈다.
이렇게 여행을 다니며 캘리쓰는 시간이 나에겐 가장 큰 힐링이고,
나를 찾는 시간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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